심리상담이란?

20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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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이 대체 뭔가요?

심리상담은 우리가 가족, 친구, 연인, 멘토, 지인 등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지지적, 공감적 대화와는 달리 체계적으로 훈련 받은 전문가에 의하여, 과학적 연구 자료를 통하여 효과적이라고 입증된 방법에 따라 이루어지는 치료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심리상담은 누군가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들어 주고, 그에 대한 현실적 해결 방법이나 안심되는 말을 해주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 이상을 포함합니다. 물론 심리상담에 그러한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심리상담 실무자는 내담자 (client; 심리상담 서비스 이용자)가 더 유능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상황/현상을 보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내담자의 지속적 성장을 촉진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 목표를 둡니다.

심리상담에는 다양한 접근 방식이 존재합니다. 각 접근법에 따른 차이점도 있지만 공통적인 요소도 많은데, 일례로 대부분의 심리상담 실무자들은 자신의 이론적 지향성과 무관하게 안전하고, 기밀이 유지되며, 비판단적이고, 신뢰할 만하며, 수용적인 만남의 장을 제공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외의 공통점으로는 내담자와 심리상담가 간의 "치료적 동맹 관계"가 있습니다. 치료와 성장을 주요 목표로 하는 심리상담에서는 내담자가 자신의 다양한 개인적 정보 (생각, 감정, 행동, 대인관계, 사건 등)를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를 요구하는 반면, 심리상담가의 개인적 정보는 필요한 최소한의 사실 외에는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는 다년간의 연구 및 실무를 통하여 공유되고 있는 가치이자 상담의 효과와 직결된 것으로, 정상적 상담관계에서 반드시 피해야만 하는 다중 관계 문제 (multiple relationship issue)와 같은 윤리적 측면을 포함하는 원칙들 중 하나입니다.

심리상담은 그 형태에 따라 구분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개인 상담은 내담자와 심리상담사 간의 1:1 상황에서 진행되지만 커플/부부 상담이나 집단 상담의 경우에는 1:多 의 환경에서 심리상담이 이루어집니다. 보통 심리평가/검사를 제외한 심리상담 회기가 1회에 1시간을 넘어가는 경우는 드물며 첫 1-3회기에 내담자의 경험을 보다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심리상담이 정말 효과가 있나요?

그렇습니다. 심리상담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적응, 기능, 심리적 건강, 삶의 만족도 등의 측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긍정적이라는 내용이 수많은 연구를 통하여 반복적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더 이상 "심리상담이 효과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 하지 않습니다. 심리상담의 효과는 이미 입증된 사실로 보기 때문입니다. 최근 학자들은 "어떤 심리상담 접근법이, 누구에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보다 더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답을 찾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심리상담은 기분 및 기능의 향상을 넘어 대인관계에서도 분명한 향상을 가져올 수 있으며 점차 자신의 힘으로 삶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꽃피우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심리상담은 다음과 같은 주제/문제를 다루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심리상담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주제/문제 (부분 기재):

* 자기 성장

* 불안

* 우울

* 마음의 상처 (외상 후 스트레스)

* 낮은 자존감

* 대인관계 갈등 (가족, 연인, 친구, 동료, 관계의 시작/유지/끝맺음 등)

* 특정하거나 표현하기 어려운 불편감

* 성격

* 조현병 (정신분열) 

* 공포증

* 강박증

* 중독

[불안, 우울, 강박증, 물질로 인한 중독은 경우에 따라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조현병 (정신분열)의 경우 대부분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성격 문제의 경우 장기적 심리상담이 필요한 경우가 많음]


심리상담을 통하여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요?

저는 가장 먼저 심리상담 실무자에 따라 심리상담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과거 한 사람의 심리상담사와 좋지 않은 경험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에 만나는 심리상담사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 과정에서 심리상담사와 갈등이나 마찰이 전혀 없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치료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심리상담에서 경험하는 불편감이 심리상담사의 문제인지, 나의 문제인지, 혹은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분별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대부분의 심리상담사로부터 다음과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대부분의 심리상담 회기는 일주일에 1-2회 진행되며 회기 당 45-50분이 소요됩니다. 심리상담에서는 심리상담사와 대화하고 다양한 도전이나 문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많은 시간을 사용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알면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듯 심리상담사와 치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여 두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사에 따라 첫 심리상담 회기를 진행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심리상담사는 보다 더 구조화된 방식으로 첫 심리상담 (접수면접이라고도 함)을 진행하는데, 심리상담을 받기 위한 이유에 대하여 매우 체계적으로 자세하게 물어 보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다른 심리상담사는 내담자가 대화를 이끄는 방향으로 잠잠히 따라가면서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인상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첫 회기가 끝날 무렵, 심리상담사는 내담자에게 다음 주에 초기 상담 과정을 이어가자고 할 수도 있고 첫 회기가 끝나고 나서 이미 어떻게 함께 작업을 하여 나가야 할지에 대한 청사진을 완성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 가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 경우 중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심리상담의 진행이 빠르다고 하여도 그것이 정확하지 않다면 백해무익이고 심리상담의 진행이 정확하지만 너무 더디게 되면 내담자의 비용과 시간이 많이 낭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 심리상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담자와 심리상담사가 심리상담에 대한 기대와 역할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심리치료에 필요한 상호 신뢰감을 쌓아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접수면접 후 내담자가 작업하고자 하는 주제나 문제가 상담 실무자의 전문 분야가 아닐 경우, 상담 실무자는 내담자를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보내거나 치료를 정중히 거절할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내담자의 입장에서 볼 때 심리상담사가 문제해결 방법을 자신에게 명확하게 알려주는 방식을 선호하는 심리와 문화적 배경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접근이 효과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고 확언할 수 있습니다. 심리치료라는 말에 내포된 바와 같이 이는 마음을 치료하는 과정입니다. 심리치료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내담자가 내적 변화를 경험함으로써 더 생산적인 삶을 사는 것입니다. 심리상담사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거나 구체적으로 하여야 할 행동을 알려 주는 것이 귀에는 달콤할 수 있으나, 이는 위험한 신호이자 지나친 의존성을 낳을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심리상담을 하려거든 심리상담사와의 작업 과정에서 점차로 드러날 수 있는, 때로는 싫거나, 괴롭거나, 위험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감정을 만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용기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속 깊은 이야기를 할 때 경험할 수 있는 취약감과 불안감, 내가 무언가에 말려 드는 느낌, 혹은 내 스스로가 심리상담사를 신뢰하도록 허용하는 경험 등이 있겠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심리상담/심리치료에 대한 두려움이나 어려움으로 인하여 자신이 파괴된다거나 하는 등의 큰 위험은 일종의 파국화적 사고 (catastophizing thoughts)와 같은 상상일 뿐 현실성이 없는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물론 이로 인하여 두려움과 고민을 지닌 상태에서 심리치료를 진행하기로 마음 먹는 것이 쉽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만일 그와 같은 염려가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도 현실적이라면 좀 더 집중적 치료가 가능한 환경 (예: 대학병원)에서 마음의 치료를 시도하는 방법도 고려하여 볼 수 있겠습니다.


상호신뢰를 쌓기 위한 작업은 심리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내담자는 자신의 어려움을 오랜 시간 경험하여 왔을 수도 있고, 자신의 사회적 상황으로 인하여 심리상담에서의 비밀보장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내용을 다루고 싶은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심리상담은 내담자의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좌절감, 혹은 극도로 부끄럽거나 수치스러운 내용을 누군가에게 개방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좋은 심리상담사는 이 도전적인 과정에서 내담자의 심정에 공감하고, 지지하며, 이것이 어렵고 시간이 걸리는 과정임을 설명하여 줍니다. 이때는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이 얼마나 부정적, 긍정적인가와 관계 없이 이를 심리상담사와 자유롭게 나누는 것이 좋겠습니다. 심리상담에 대하여 복잡한 감정 (한 가지 이상의 감정, 예를 들어 기대감과 의심)을 경험하는 경우도 잦습니다. 이 때도 역시 심리상담사와 이와 같은 감정을 나누고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이 권장됩니다.


어떻게 해야 심리상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까요?

한국 속담 중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습니다. 심리상담/심리치료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심리치료/심리상담에서 뿌린다는 행위는 얼마나 자주 회기를 진행하는지, 얼마나 회기에 마음을 다하여 임하는지, 그리고 회기 사이에 얼마나 그것에 대한 자기 혼자만의 작업을 수행하는지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심리상담실무자와 함께 작업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내담자는 본인에게 필요한 많은 부분을 얻어 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각도에서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적합한 자격을 갖춘 심리상담실무자와 올바른 방법으로 심리상담/심리치료를 진행하여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겠습니다.


다시 위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두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자신의 심리상담실무자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고, 둘째는 심리치료/심리상담 회기에 마음을 담아 집중하는 것입니다. 전자는 특히나 상담을 처음 접하거나 대인관계에서 신뢰와 연관된 상처가 있는 내담자에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별한 상처가 없더라도 개인의 상황에 따라서 자신의 일상을 심리상담사에게 공개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더 큰 윤리적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이상 (예: 내담자의 비밀을 보장함으로써 타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 경우 등), 그 누구도 내담자에게 내담자 자신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내용을 공개하도록 강제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어떤 내담자는 끝내 심리상담/심리치료를 통하여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 마음과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이는 것에 대한 불편감 간의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심리치료/심리상담을 조기에 종결하는 반면, 어떤 내담자는 심리상담사와 협업하여 이 과정을 통과함으로써 풍성한 결과물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심리상담사의 전문적 성숙도가 내담자를 돕기에 부족한 경우도 분명히 존재하겠습니다. 이 문제는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복잡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단순한 예시만 가지고 모든 개인차를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쪼록 가장 중요한 것은 내담자 본인의 경험이고, 선택이자, 책임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겠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이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야기하는 것에 대한 범위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는 것은 부끄러움, 즉 수치심과 두려움 같습니다. 심리상담사를 믿고 마음을 여는 일은 점진적 과정으로, 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시간이 필요합니다. 심리상담사와 내담자 모두 내담자의 자기 개방에 앞서 그에 대한 염려나 두려움을 인식하고, 이를 충분히 다루지 않는다면 내담자는 심리상담사에게 자신의 가장 속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은 후 매우 불안하거나, 분노하거나, 수치스러운 감정 등을 느끼거나 그 심리상담사와 다시는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심리상담사에 대한 자기 개방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나는 당신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마음을 개방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무엇이 상담심리사를 신뢰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지, 내가 내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방해가 되는지를 이야기하고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꾸준하고 주기적인 출석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만일 당신이 심리상담사와 협의한대로 상담실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이 너무도 당연하게 들릴 수 있지만, 출석은 심리상담/심리치료 및 진전을 방해하는 가장 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생각하여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심리상담이라는 것은 때때로 고통을 동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종종 내가 회피하고 싶었던 것들을 대면하는 작업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심리상담 회기에 주기적으로 참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이유는 이 과정을 통하여 심리상담사와의 신뢰를 비교적 수월하게 쌓을 수 있고 (띄엄띄엄 심리상담을 진행하는 경우에 비하여),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관하여 이야기하느라 심리상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으며, 심리상담/심리치료 작업의 연속성을 지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당신이 도중에 심리상담 회기에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면, 어째서 그런 마음이 드는지 곰곰이 헤아려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지난 번 회기에서 무언가 어려움이 있었는지, 심리상담사에게 좀 화나는 마음이 들었는지, 혹은 내가 말했어야 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던 내용이 있었는지 등을 생각하여 보고 이러한 주제를 심리상담사와 함께 작업하는 것은 심리상담/심리치료의 진전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핵심은 심리상담의 빈도, 정기성 (규칙성)과 연속성,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심리상담사와 내담자 간의 치료적 신뢰 관계입니다.


심리상담 회기에 꾸준하게 출석하는 것이 심리상담의 목표 달성 및 긍정적 치료 예후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내가 심리상담 회기에 꾸준히 출석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심리상담/심리치료가 자동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왜냐하면 심리상담은 내가 약을 먹었을 때 스스로 의식하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신체의 생리적 기전에 의하여 기능 장애가 해결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 요소들 역시 갖추어 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식사, 운동/활동, 사회적 교류, 연인 관계, 생산적인 일에 참여하는 것, 휴식, 성적/친밀한 교류, 휴식 시간 등과 같은 것들이 고루 갖추어 져야 합니다. 물론 이 요소들 중 무언가가 심리상담 혹은 심리치료를 받기로 결정한 이유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요소들 중 하나가 매우 만족스럽다고 하여도, 내가 불편감을 경험하는 다른 요소가 있다면 전자가 후자를 편안하게 대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예: 만족스러운 사회적 교류 중이나 생산적인 일에 참여하고 있지 못하다는 마음에 불편감을 경험하는 경우).


심리상담이 "저에게" 효과가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이 질문은 답하기 매우 어려운 것들 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사람에 따라 심리상담의 효과성을 다르게 정의하고 받아들이기도 하고,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인간의 특성에 부합하지 않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 다른 사람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을 완전히 없애고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심리상담의 초기에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심리상담/심리치료에 대한 기대와 심리상담사가 제공하여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전문적 서비스의 범위 내에서 구체적 상담 목표를 함께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심리상담사의 전문적 소견에 따라 다른 유형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내담자를 그가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으로 의뢰하거나 이에 대한 본인의 전문적 소견을 내담자에게 밝히 전달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밖에도 심리상담 목표 설정에 대한 매우 중요한 점들 중 하나는 종종 많은 내담자들이 심리상담 과정에 상당히 몰입한 후에야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명확한 상담 목표의 설정이 매번 심리상담 초기에 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심리상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절대적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는 모든 심리상담 회기/사례가 유일무이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심리학 연구 결과에 따른 불안의 공통된 치료 방법 및 방향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개인이 불안을 경험하는 방식, 불안의 발달에 영향을 준 환경적 소인, 불안에 대한 과거의 개인적 경험 및 기억 등은 언제나 사례-특수적 (case-specific/case by case)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내가 진행하고 있는 심리상담이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심리상담이 효과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많은 내담자는 회기를 거듭할 때마다 '아, 이 사람(심리상담사)은 정말 나의 경험을 진심으로 이해하고자 하는구나. 그래서 나의 경험에 대하여 순수하게 궁금하여 하는구나.'와 같은 생각과 듦과 함께 내가 이해/공감 받는 느낌을 경험하곤 합니다. 이러한 생각과 느낌은 시간이 갈수록 더 안정적으로 경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심리상담이 효과적으로 진행된다면 심리상담 회기의 스케줄 변동이 심리상담 초기에 비하여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어느 시점 이후부터 심리상담사가 내 삶의 중요한 사건들을 (내가 매번 반복적으로 상기시키지 않아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상담 과정을 시작한 후 자신의 기분이 나아짐을 경험하게 됩니다. 긍정적 변화를 위하여 한 발을 내딛는다는 것과 이 과정에서 나의 말을 진심을 다하여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희망적입니다. 심리상담으로 인한 지속적 효과를 누리기 위하여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심리상담을 시작하고 나면 내가 세상을 과거와는 좀 다르게 보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심리상담은 희망적인 경험이지만 때로는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심리상담 과정은 내가 용기를 내어, 내가 과거에 무의식적으로 최선을 다하여 형성하여 둔 심리적 항상성을 무너뜨리고 그보다 더 나은 심리적 구조를 재편, 재구축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심리상담에서의 진전은 항상 상승하는 수직 곡선과 같은 형태를 띄지는 않습니다. 이는 마치 등산을 하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즉, 정상을 향하여 산을 오른다는 의미에서 결과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맞으나 때때로 골짜기를 만나 내리막을 걷게 되는 경우도 존재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실망하거나 풀이 죽을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심리상담에서 이는 매우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큰 그림을 보는 능력입니다. 심리상담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10년, 20년, 때로는 기억이 희미할 무렵부터 평생 동안 이어져 온 패턴에 변화를 준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심리상담을 통한 더 생산적이고 충만한 삶은 분명히 가능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심리상담에 대한 의문/의심이 있습니다.

때때로 의심은 무언가 편안하지 않은 일을 할 때 수반되는 전형적인 복합적 감정의 신호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가끔 당신이 다른 사람과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 유지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유사한 의심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는 당신과 치료자 간의 조화에 무언가 (많은 경우 해결 가능한) 문제가 생겼거나 서로 합이 잘 맞지 않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심리상담에 대한 의심/불편감이 들 때 자신에게 던져볼 수 있는 질문들:

* 이 감정 (의문/의심)이 나를, 나의 또다른 관계에서 한 발 물러서게 하는 감정과 유사한가? 나는 이것을 직면하여 해결하고자 하는가?

* 나의 치료자/심리치료사가 나의 상황을 수용하거나, 공감하거나, 마음 쓰고 있는 것 같은가?

* (현재 진행 중인) 심리치료가 (나의) 치료자가 아닌 나 자신과 나의 삶에 대한 것임이 명확한가?

* 나의 치료자/심리치료사가 나를 이해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가?

* 나의 치료자/심리치료사가 나로 하여금 타인과 나누기 어려운 내용들을 좀 더 나누기 쉽도록 도와주고 있는가?

* 나의 치료자/심리치료사는 내가 의심/의문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그에 대하여 충분히, 방어적이지 않은 태도로 응대를 하는가?


위 질문에 대하여 아니오라는 답변을 하였다면, 이는 먼저 당신의 치료자와 적극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위 주제에 대하여 당신의 심리치료사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었는데도 (2-3 회기 이상) 불구하고 여전히 위 질문에 대한 부정적 답변을 하게 된다면 이는 당신이 다른 심리상담사와의 작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징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면 (예: 반복적 불만/의심 등) 이 감정에 대한 당신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고려하여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심리상담/치료는 얼마나 해야 하나요 (=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심리상담/치료의 종결을 고려하여 볼 수 있는 세 가지의 기준이 있습니다.


1. 심리상담/치료의 목표를 달성한 경우

2. 심리상담/치료 비용이 혜택 보다 더 큰 경우

3.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


첫 번째 경우는 다른 기준들에 비하여 심리상담/치료의 종결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쉽습니다. 이를 위하여 상담 초반에 내담자와 치료자가 공동으로 내담자의 상담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물론 심리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설정하여야 할 목표를 잘 알지 못하거나 향후 작업 중 상담목표가 더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상담목표의 설정 시기를 다소 나중으로 잡는 것도 좋습니다. 상담 초기 목표 설정의 이득에 대한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초기상담/치료의 목표 설정이 심리상담/치료의 방향을 정하고, 중간 점검을 하며, 종결하거나 부득이하게 다른 치료자와 작업을 하여야 하는 경우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심리상담/치료 초기 목표를 설정할 때는 크게 (1) 구체적/측정가능한 것, (2) 현실적으로 (상담 세팅, 주어진 시간/비용 내) 달성 가능한 것, 그리고 (3) 내담자와 치료자 간의 논의를 통하여 합의된 것일 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심리치료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심리상담/치료의 목표가 유동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내담자가 우울감을 떨쳐내고자 심리상담소의 문을 두드렸다고 합시다. 그런데 작업 도중, 내담자의 우울감이 자신의 과거에 있었던 어떤 사건으로 인한 불안감의 발생을 억압하고자 하는 무의식적 시도임을 의식하게 되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경우, "우울감의 유의미한 감소"라는 상담목표를 설정하고 치료를 시작하였지만 심리상담 도중 그것이 수정되거나 초기 상담 목표의 상, 하위 수준 별 목표가 추가되게 됩니다.


이제 심리상담을 통하여 상담 초기에 설정하였던 목표를 달성하였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심리상담이 비용적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며 동시에 그 과정이 나에게 무언가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굳이 상담을 종결하여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심리상담을 통한 성장과 발전 중에는 장기 상담으로만 달성될 수 있는 유형의 것들이 분명하고도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성격에 관한 작업이 가장 확실한 예시들 중 하나입니다. 성격이 비교적 영속적이고, 다양한 상황에 걸쳐 비교적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개인의 인지, 정서, 행동적 패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변화나 성숙과 같은 목표 달성에는 거의 반드시 장기 치료 (1년 이상, 평균 3-6년)가 요구됩니다. 거의 모든 건강 보험 회사들은 장기 치료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를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이는 십중팔구 장기 치료가 단기 치료에 비하여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크며, 보험 회사들이 이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장기 치료에 부정적 입장을 지닌 몇몇 전문가들의 경우, 장기 치료의 임상적 효용성에 대한 무지나 오해, 혹은 정치적 이유로 인하여 장기 치료 자체를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어떤 내담자들은 장기 치료가 스스로를 치료자/상담에 의존적이 되도록 만들거나 나의 약함/문제를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나 두려움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심리상담이 비용적으로 충분히 감당 가능한 동시에 그것이 나에게 가치 있다고 느껴진다면 위와 같은 염려나 불안감으로 인하여 심리상담을 종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정규 훈련 과정을 거친 심리상담사 (예: 상담/임상심리학 석사 학위 이상 + 수 년 간의 임상 수련 및 실무 경험)는 내담자의 독립성과 강점의 발달을 촉진하면서도 건강한 내담자-치료자 동맹을 유지하며 장기 심리상담/치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심리치료/상담이 반드시 종결되어야만 하는 상황도 존재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심리상담/치료의 구조가 무너진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만일 심리상담사가 내담자에게 자신의 일상적 어려움을 토로하거나, 미리 일정을 잡지 않은 전화 통화를 이어가거나, 심리상담 상황 밖에서 일상적인 만남을 추구/이어가거나, 치료 시간을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데 사용하거나, 플러팅과 같은 행동 (혹은 그것보다 더한)을 한다면 이는 심리치료/상담의 구조가 무너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심리상담/치료를 종결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비록 역기능적일지라도 이미 상담심리사와 강력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신호로는 다음과 같은 경우들이 있습니다: 심리상담사가 내담자를 괴롭히는 문제 (예: sex)에 대한 논의를 명백하게 불편하게 만들거나, 내담자의 염려와 걱정을 모두 묵살하거나, 내담자로부터 지속적인 안심과 존경을 요구하거나, 심리상담사 자신의 안건을 내담자에게 밀어 붙이거나 (예: 고가의 워크샵에 참가하라는 지속적 압력을 가하는 일), 심리상담사 자신의 윤리적 관점을 강요하거나, 내담자에게 어떻게 살라는 등의 훈수를 두거나, 내담자의 말을 듣기보다 더 말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신호가 뚜렷하고도 분명할 경우, 심리상담/치료는 종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심리상담/치료의 종결은 놀라울 정도로 정서적 영향이 큰 사건일 수 있습니다. 종결에 앞서 그 동안의 작업을 통하여 많은 부분 경감/해결되었던 증상이나 패턴이 다시 나타나거나, 새로운 문제나 어려움이 발생하거나, 다양하고 강렬한 감정들 (분노, 두려움 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흔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종결 이후 대부분 사라집니다. 심리상담의 종결은 그 동안 내가 형성한 것보다 더 친밀하고 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대상을 "상실"하는 것으로 인식되기에 매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결에 앞서 심리상담사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종결에 대한 생각과 감정 등을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에 대한 구체적 황금률은 없으나 보통 12-14주의 단기 치료의 경우 1-2주, 1년 이상의 장기 치료의 경우 약 1달 정도의 종결 준비 작업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번안 및 참고 사이트:

https://www.therapyroute.com/what-is-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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